ⓒ유진석

예술과의 소통이 있는 공간, 섹션은 한국 가구 작가 최초로 런던 사치 갤러리에 전시한 STUDIO SHINYOO, 한국적 가구와 오브제를 독특한 접근 방법으로 해석하는 SUPER POSITION과 함께한다. 커피와 문화가 결합된 복합문화공간인 이곳은 '한국'의 정체성을 창의적으로 풀어내, 발을 디딘 첫 순간부터 벗어날 때까지 섹션만의 특별한 경험을 다채롭게 만끽할 수 있다.

ⓒ임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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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우리는 공간 소비 시대의 전성기에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공간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콘텐츠들이 등장하고, 유수의 브랜드들의 콘셉트를 담은 스토어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지금, 한 공간에서 양질의 경험을 할 수 있다면 돈과 시간의 투자는 당연히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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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밀듯 생겨나는 핫플레이스가 주는 시각적 자극에 무뎌지던 중 만난 복합문화공간 섹션은 한적한 들판에 꼿꼿하게 서있는 한 그루 소나무 같았다. 어마어마한 규모가 돋보이거나, 서울 유명 도심에 위치한 것은 아니지만 '섹션'이라는 공간이 지닌 다채로움과 명확한 아이덴티티는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곳을 찾아올 충분한 이유가 되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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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합문화공간 섹션의 콘셉트는 '한국' 그리고 '예술'이다. 총 4개의 섹션으로 구분된 이곳은 섹션 별로 다른 작가와의 협업을 통해 하나의 콘셉트 아래 다양한 공간을 만날 수 있다. 가장 먼저 화려한 외관 사이 거대한 설치물이 눈길은 끈다. 야외에 마련된 D섹션은 빛, 소리, 공간을 통해 작업의 본질을 탐구하고 동시에 소통하는 아티스트 'HWAN'의 다양한 작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윽고 실내에 들어서면 마주하게 되는 A섹션은 방문객들을 맞이하는 라운지이자 음료를 즐길 수 있는 카페 공간이다. 이곳에서는 스페셜한 원두의 커피는 물론 섹션의 어떠한 공간과도 잘 어우러지는 디저트를 즐길 수 있으며, 함께한 작가들의 다양한 굿즈도 함께 만나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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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섹션에서는 STUDIO SHINYOO와 함께 SILENCE ART를 전개한다. '디자인은 번역이다'라는 고유의 철학 아래 선보이는 스튜디오 신유의 독보적인 미감과 철학적 사유로 빚어낸 이 공간에서는 시간의 흐름과 세계 각국 문화의 충돌과 화합, 그 후의 변화를 순차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B섹션에 들어서면 가장 먼 과거인 '별이 가득한 하늘', 비교적 가까운 과거인 '달의 공전', 현재와 이어주는 'LIN' 구조물로 영역이 다시 한 번 세분화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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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의 순서에 따라, 인류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동일한 풍경인 '별'의 이야기로 채운 첫 번째 영역에서는 바쁜 일상 속 잊고 있었던 먼 시간성을 상기시킨다. 그리고 이어지는 두 번째 영역에서는 '달'의 공전을 주제로, 과거의 모습을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현재성에 대해 말한다. 마지막으로 세번째 영역에서는 유럽 종교 건축의 평면 위로 동양 건축의 수평적이고 유기적인 내부가 연결된 'LIN'구조물로 동-서양의 교류와 화합을 적극적으로 표현한다. 그리고 그 끝에는 계절감을 발견할 수 있는 창을 내어 각각의 영역을 거쳐 다시 현재로 회귀함과 동시에 모든 영역의 시간성이 담긴 자리에서 잊고 지냈던 시간들을 다시 발견해 볼 기회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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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섹션과 상반되는 분위기의 C섹션은 슈퍼포지션과 함께한다. 한국적 가구와 오브제를 독특한 접근 방법으로 재해석하는 슈퍼포지션만의 색채가 담긴 C섹션은 과감한 소재 선택과 굵고 명확한 선, 키치한 그래픽 아트를 통해 브랜드만의 독특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다. 'THE DIGITAL GARDEN'이라고 명명한 이곳은 21세기에 직면한 문제에 대해 논하고, 펜데믹 이후 디지털 환경을 새롭게 인식하며 우리의 삶에 스며든 디지털 세상을 펼쳐낸다. 디지털 이미지가 녹아든 한국적 이미지는 형태를 불문하고 현실에 입혀지며, 한쪽 벽을 채운 미디어 아트는 직장과 집까지의 '사이', 어둑해진 새벽 산책의 '여백', 기다림의 '순간', 모든 일을 마치고 돌아가는 '길' 등 그저 지나가는 순간들을 작은 점에서 풀이 돋고 울창해지는 과정으로 대변한다. 가로로 길게 뻗은 공간 구획은 물론 길게 이어지는 동선을 의도해 'THE DIGITAL GARDEN'이 종착점이 아닌 그저 '지나가는 길'임을 암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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